티무르는 손을 들어 점원을 불렀다. 다들 맥주죠? 팀원들이 묵직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막심 바스다는 평소와 똑같은 뚱한 표정이었다. 슈랏 키식바예프는 냅킨으로 우선 자신의 앞쪽을 닦았다. 레라 멜니코바가 피곤한 기색으로 하품을 했다. 그 옆에 있던 알렉산드르가 턱 빠지겠다, 턱 빠져! 라며 핀잔을 주고 있었다. 평소와 전혀 다를 바 없는 풍경이었다. 천천히...
그 날은 비가 왔다. 사람 하나 없는 마을에 살던 쥐들도 세찬 비를 피해 지붕 밑으로 파고들었을 것이다. 올리비에 플라망은 언제나 긴 옷과 흰 부리 가면을 썼으나, 꽤 더워진 날씨도 있었고, 카테브의 병세도 거의 다 나았다고 볼 수도 있던 상황이라 이제는 가면도 겉옷도 벗은 채 카테브를 손으로 진찰했다. 카테브는 가끔 묘한 표정으로 올리비에 플라망을 바라보...
그가 머무는 헛간 앞으로 식초 병들이 나뒹굴었다. 아무 소용 없잖아! 돈이나 받아먹으러 왔지! 카테브를 비난하는 이들과 아우성치며 제발 가족과 친지와 이웃을 살려달라는 이들과 썩어가는 이들이 아우성쳤다. 사람은 어딜 가도 변하지 않는다. 그의 집 앞에 썩은 시체를 쌓은 이들도, 식초 병을 집어던지는 이 마을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카테브가 진정시키려는 듯 ...
세상이 끝난 걸지도 모른다. 손발이 썩어가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죽어나갔다. 악마는 긴 꼬리를 가지고 있었다. 마을의 반 이상이 벌써 죽어서 땅에 묻혔다. 그렇게나 잡아가고도 악마는 아직도 굶주린 배를 가지고 있었다. 시체를 묻어도 묻어도 끝이 없었다. 장의사로서는 유래 없는 호황이었으나, 그다지 기쁘지 않았다. 시커멓게 썩은 시체를 씻길 때마다 그는 자신...
“니쟝, 어쩔 수 없어.” 엠마뉴엘 피숑이 니쟝이라고 부른 남자의 어깨를 토닥였다. 위로의 손길이었다. 줄리엔 니장은 자신의 다리를 끌어안은 채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인정 못해. 니쟝이 웅얼거렸다. 응? 피숑이 그에게 귀를 가까이 했다. 난 인정 못해. 니쟝이 낮게 다시 중얼거렸다. 피숑이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니쟝…. “절대 인정 못해.”...
포터가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 좁은 철제 캐비닛 안은 벌써 축축하고 미지근한 공기로 가득했다. 젠장, 답답해. 포터가 웅크리고 있던 허리를 조금 폈다. 벌써 30분째 웅크리고 있던 터라 온몸이 뻑적지근했다. 포터가 문 틈을 다시 노려보았다. 셰이머스 코든 놈은 운동을 끝 낼 생각을 안 하는 것 같았다. 포터의 핸드폰에서 작고 짧은 진동이 울렸다. 포터가 숨...
낡고 녹슨 철골 구조물이 아무렇게나 얽혀있다. 티무르는 괜히 으스스한 기분에 어깨를 움츠렸다. 어째서 이렇게까지 본격적이냐고. 티무르는 찜찜한 기분이었다. 티무르가 조심스럽게 현관으로 다가갔다. “으엑, 퉤!” 가짜 거미줄이 입까지 얽혀들었다. 티무르가 손으로 바삐 거미줄을 걷어냈다. 할로윈따위 어서 끝났으면 좋겠어! 티무르가 짜증을 내었다. 발단은 늘 그...
간밤에 모래폭풍이 불었고 큰 비가 왔다. 물에 젖은 모래 냄새가 났다. 꿈은 꾸지 않았다. 카테브는 헛웃음을 지었다. 내가 보고싶어할 때는 만나러 와 주지 않는군. 바보같은 이야기였다. 올리비에 플라망이 멋대로 자신의 마음을 읽고 자신의 꿈 속에 들락날락한다는 것은 무슨 오컬트 같은 이야기였다. 올리비에는 해리퍼드에 있고, 자신은 사막 한 가운데에 있었다....
결국 한숨도 자지 못했다. 아무리 거리를 두어도 플라망은 마치 바다처럼 그에게 스며들곤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사막의 새벽은 푸르렀다. 손으로 쓸면 물기처럼 푸른색이 맺힐 것 같았다. 카테브는 창가에 서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그저 펜을 한번 찾았다가, 괜히 빈 종이를 뒤적거렸다. 갑자기 우스웠다. 자신은 지금 올리비에 플라망에게 편지를 쓰려고 ...
해가 지고 있었다. 푸르고 차가운 그림자가 모래 위로 어른거렸다. 간단한 샌들 사이에도 가느다란 모래 알갱이가 사박거렸다. 귀스타브 카테브는 지평선을 바라보았다. 하루가 가는구나. 모래 아래로 가라앉는 복숭아 절임 같은 해. 누군가 그를 불렀다. 카테브는 웃어보였다. 잠시 산책하는 거니까. 그러나 현지에서 만난 동료 의사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사막이 ...
안녕하세요, 트위터에서 ACY(@kapkanlove)계정을 사용 중인 에이시라고 합니다. 저번 입장문에 다시는 엮이고 싶지 않으며 접하지 않겠다고 하였지만 티르미엘(@tymiel)님께서 올리신 입장문에 대하여 반박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새로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하는 편의성에 따라 티르미엘님께서 강조하신 부분에 대하여 제 입장을 밝히겠습니다. 1...
안녕하세요, 현재 트위터에서 ACY(@kapkanlove)라는 아이디로 활동하고 있는 에이시라고 합니다. 티르미엘님의 지속적인 악의적 소문 유포와 사이버 불링에 대하여 제 입장을 밝히기 위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1. 티르미엘님과 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사이였습니다. 저는 올해 초 예셋(@jaset333)님을 트친소를 통해 만나게 되었습니다. 티르미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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